도메 다쿠오: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 books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 도메 다쿠오 저, 우경봉 역, 동아시아, 2010


이웃나라 일본이 선전포고를 한 모양이다. 이름하여 ‘환율전쟁’. 그네들이 잃어버린 20년이란 세월이 너무 아쉬운 나머지 공격적인 통화정책과 양적완화로 ‘이웃나라 거지 만들기(Beggar-thy-Neighbor)’ 전략에 나섰다고 전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언론은 수출에 타격을 입은 기업인의 말을 빌려 연일 일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시시콜콜 대서특필 중이다. 뭔가 불안한 정세다.

하필 이 책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의 저자는 일본 오사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도메 다쿠오. 그는 현 일본의 국가 주도 경기부양책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그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이유가 있다. 그가 이 책에서 애덤 스미스의 역작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해석을 통해 지금과는 뭔가 다른 자본주의에 대해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뭐가 다르냐고? 저자에 따르면, 현재 우리의 자본주의는 너무 탐욕적이어서 인간을 간과하고 있다.

아니, 애덤 스미스는 인간이야말로 원래 탐욕적인, 이기적인 존재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매일 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과 양조장,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려 때문이다” 보라. 「국부론」의 명대사다. 애덤 스미스는 분명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려’, 즉 ‘이기심’을 시장의 동력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두 명저를 통틀어 저자가 파악한 애덤 스미스의 생각은 다르다. “물론 인간에게는 이기심도 있다. 하지만 이기심이 동감에서 파생되는 정의감에 의해 제어될 때 비로소 시장경제는 사회에 질서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으며, 각 개인들이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것이 애덤 스미스의 기본 사상이다.”(p.6-7) 그런 맥락에서 지난 월스트리트발(發) 금융 위기를 불러왔던 ‘탐욕’은 ‘동감에서 파생된 정의감에 의해 제어’받지 못한 ‘이기심’이다. 애덤 스미스는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자본주의의 번영을 예측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지금껏 애덤 스미스에 대해 오독해왔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애덤 스미스의 인간에 대한 믿음, 그것이 일종의 휴머니즘이라는 측면에서 그의 냉정함은 녹아 내린다. 그러나 실제로 그 믿음은 실현되었던가? 인간이 과연 스스로의 정의감으로 이기심을 제어할 수 있었는가 말이다. 그 역시 당시의 탐욕적인 중상주의 및 식민지 정책에 대한 반대의식 속에서 이러한 사상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지난 금융 위기에서 보듯,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탐욕으로 질주했던 인간의 모습은 제어가 ‘필요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제어가 ‘불가능함’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제어의 책무를 전적으로 인간 개개인에게 돌리는데 있다.

자유로운 개인의 경제활동과 국가의 규제 철폐로 점철된 신자유주의∙금융자본주의 체제가 흔들리는 지금, 세계는 강력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그리고 일본 역시 그렇다. 자본주의 번영에 국가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견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 저자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애덤 스미스의 순수사상에 기초한 자본주의는 어떻게 가능한가? 어쩌면 애초에 오독은 없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위대한 사상가의 불완전한 이론만이 있었을 뿐.


덧글

  • okcom(승은) 2013/01/24 21:42 # 삭제 답글

    블로그가 있었군!
    저자가 어떠한 성향의 경제학자인지는 모르겠으나 스미스를 '개인(인간본성이라는 도덕철학의 요소)'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보다는 정치경제학사의 맥락에서 보는 것이 더 의미 있을 듯...하여 다음의 글을 추천!
    http://socialandmaterial.net/?p=12
    인간본성 관점과 관련해서는 나도 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으나 던컨폴리의 '아담의 오류' 서문 정도도 생각을 발전시켜 후속 포스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네 ^^ (즉 굳이 스미스를 다시 읽을 필요는 없지, 잘 찾아만 보면 좋은 비평들이 많이 나와 있기 땜시ㅎㅎ)
  • 허남설 2013/01/25 13:56 #

    음 관계들의 구조... 글이 다소 포괄적이라 구체적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개인 혹은 사회로 뭉뚱그리는 관점을 한번 되짚어봐야겠어요. 아담의 오류! 표지가 이쁘네요ㅋㅋ 목차를 보니 꼭 일독해봐야겠어요. 후속포스팅은 그 책에 대한 독후감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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